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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잠들지 않는 농장, 스마트팜을 소개합니다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해 일찍이 두꺼운 겨울옷을 꺼내입어야 했던 지난가을을 기억하는가? 풀리는가 싶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바뀌어대는 날씨 탓에 우리는 겨울옷을 불과 최근까지도 정리할 수 없었다. 강력했던 한파와 변덕스러운 날씨는 우리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양상추를 비롯한 농작물의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추위의 위협은 우리의 식탁까지 찾아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한파나 폭염, 집중호우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스마트 농업이 떠오르고 있다. 기후에 민감한 농작물 생산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스마트팜에 대해 알아보자.●

그 많은 양상추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작년 10월 패스트푸드 매장 맥도날드와 서브웨이의 ‘양상추 없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일었다. 맥도날드는 양상추가 거의 없는 햄버거(일명 버거계의 마카롱)를 제공하고, 다이어트 음식의 대명사로 불리던 서브웨이는 샐러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양상추 대란’ 사태로 양상추를 주 채소로 사용하는 외식업계는 물론, 이용고객은 농작물 수급 불안정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무엇이 당시 양상추의 수급을 어렵게 만든 것일까?
농작물 수급 불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한가지로 특정할 수 없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지역 온난화로 인한 따른 이상기후를 그 원인으로 꼽는다. 10월 말 예년보다 이른 한파로 인해 강원지역의 농가들이 냉해를 입었고 잦은 가을비로 일조량 부족이 겹쳐 발생한 무름병 피해까지 동반되면서 작황 부진을 겪었다. 게다가 양상추는 비축하기 어렵다는 식자재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제품 마진에 즉각 영향을 미치므로 소비자층의 피해가 더욱 치명적이었다. 11월로 넘어와서야 충청 이남에서 수확하는 양상추가 공급돼 물량이 정상화됐다. 이처럼 혹한이나 폭우, 폭염 등 이상 기후가 점차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그 대책으로 외부환경의 영향이 적은 스마트 농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물공장에서 재배 중인 작물의 모습(사진 제공: 식물공장 동아리 미니팜)


▲본교 스마트팜 첨단온실에서 실습 중인 학생들의 모습(사진 제공: 농생대 원예과학 김성겸 교수)

똑똑한 농장, 스마트팜
스마트 농업이란 무엇인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같은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농작물의 ▲생산 ▲유통 ▲가공 ▲관리 등을 포함하는 농산업 분야를 의미한다. 이 중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농장을 스마트팜이라고 지칭한다.
농장은 ▲논·밭 ▲과수원 ▲온실 ▲수직농장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므로 꼭 첨단온실이 아니더라도 흔히 볼 수 있는 비닐하우스와 논·밭, 과수원 등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면 스마트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스마트팜의 환경 제어 기술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 식량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수직농장에서 기술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식물들의 아파트, 수직농장
수직농장은 자연환경으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한 인위적 환경에서 작물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작물의 생산성과 영양학적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흙이 필요 없는 수경재배 방식과 LED와 같은 인공광원을 사용하며, 공장에서 공산품을 제조하듯이 식물을 생산한다고 해서 국가나 지역에 따라 식물공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수직농장은 밀폐도가 높기 때문에 해충이나 병원균의 유입을 차단할 수 있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청정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미생물 오염도가 낮은 수직농장 생산물은 수확 후 신선도 유지 기간이 다른 농산물에 비해 긴 편이다.
대부분 인공광을 사용하여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작물 생산이 가능하며, 토양 또한 필요하지 않아 사막이나 남극과 같은 생존이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도 생산이 가능한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에서는 2010년에 1세대 식물공장에 이어 2020년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한 2세대 식물공장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보냈다. 2세대의 경우 쌈 채소뿐만 아니라 풋고추, 오이와 같은 열매채소도 재배가 가능하다.

스마트팜, 네 정체가 뭐니?
스마트팜이 제어하는 환경은 크게 광 환경과 공기 환경으로 나눈다. 광 환경 특성 중 광주기는 일정 시간의 명기와 암기가 교대로 반복되는 것으로 식물이 광에 노출되는 시간을 말한다. 특히 인공광을 사용하는 수직농장에서는 광주기를 24시간보다 짧거나 길게 설정하는 등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온실에서도 일사량이 부족할 경우 고압나트륨등 또는 LED 등을 이용한 보광 장치를 사용해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식물은 광포화점에 이를 때까지 빛의 세기에 비례해 광합성 속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광포화점에 맞추어 광도를 조절하면 광합성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고, 이는 곧 작물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공기 환경은 ▲이산화탄소 ▲습도 ▲기온 ▲기류 속도로 구분 지어 제어된다. 식물체 주변에 존재하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확산현상에 의해 잎 안으로 이동 후 광합성의 원료로 사용된다. 특정 파장의 적외선만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 후, 주로 액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작물 생장에 필요한 만큼 공급한다.
습도는 작물의 증산율에 영향을 미쳐 물과 양분의 흡수 및 식물체의 온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작물 생장 발육의 요인이 된다. 밀폐도가 높은 수직 농장 환경에서 작물은 지속적으로 증산하기 때문에 60~80%에 해당하는 적정 상대습도 유지가 필수적이다. 마찬가지로 기온은 상대 습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증산율과 연관되며, 광합성과 호흡을 포함한 대사 작용은 효소 반응으로 적정온도의 유지가 중요하다. 밀폐된 환경에서는 자연적인 온도 변화폭이 좁기 때문에 작물이 생장하기에 최적의 기온을 맞추기에 용이하다.
외부와 차단된 환경 때문에 수직농장은 기류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지 않으면 공기의 유동이 없다. 발생시킨 공기의 흐름은 식물체 잎 주변의 경계층 저항을 줄여서 이산화탄소가 기공으로 원활히 공급 되도록 하며, 실내 공기 환경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위와 같은 환경 제어 요인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수집과 가공, 해석이 필요하다. 스마트팜에서 말하는 빅데이터란 작물의 생육 상태를 정밀 관리하기 위한 복합 데이터로 ▲환경 ▲제어 ▲생육데이터로 구성되고,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최적의 생육 조건을 도출한다. 이는 환경 제어의 바탕이 되며 경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경제성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스마트팜은 기상이변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고 작물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산 시설이다. 하지만 경제성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환경파괴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환경 및 생태계 측면에서 노지 생산 대비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 이면을 살펴보자면, 데이터 분석에 의해 최적화된 재배 환경의 경우 공급된 이산화탄소의 85~90%는 작물의 광합성에 사용된다. 특히 밀폐도가 높고 환기 횟수가 낮은 수직농장의 구조적 특성상 재배실 밖으로 유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미미하다. 게다가 물과 양분을 양액의 형태로 작물의 뿌리에 공급하는 수경재배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배수된 양액은 다시 순환하며 비료의 이용 효율을 높이고, 외부로의 양분 배출을 줄일 수 있어 환경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물 소비량 또한 감소시킬 수 있는데, 뿌리를 통해 흡수된 물은 증산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지만, 대부분의 수증기는 히트펌프의 냉각 코일에 결로 후 회수돼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교 김성겸 교수(농생대 원예과학)는 “노지에서는 증발산량이 많기 때문에 대량의 수분공급이 필요하나 밀폐된 공간에서는 적정 시비, 소량 관수가 가능하다”며 “방열 자재 발달과 에너지 리사이클링, 지열 에너지 활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층 똑똑해진 성장, 미래 농업을 선도하다!
이상기후에 근본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스마트팜 기술 연구와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 시스템 확보가 필요하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농업 확산 종합대책’에 따르면 인프라 구축을 통해 고령화 대응과 더불어 농약과 비료의 적정 투입, 환경 제어 등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한다. 2050 농식품 탄소 중립 추진전략에서도 ▲저탄소 농업구조 전환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DNA(데이터, 네트위크, 인공지능) 기반 정밀농업 기술을 6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1~3단계로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은 농가의 편의성 증대를 목적으로 현재까지 개발된 자동화 및 ICT 기술을 활용하여 원격으로 재배 농가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농업인이 직접 재배 환경을 설정하고 온실 구동기를 작동해야 하므로 농사에 대한 지식과 데이터가 필요했다.
따라서 2세대 스마트팜은 작물의 생육 단계별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재배 환경을 자동으로 정밀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3세대 스마트팜은 한국형 스마트팜을 기술적으로 완성하는 단계이다. 1세대의 편의성 향상과 2세대의 생산성 향상 기술을 토대로 에너지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재배관리 전 과정을 통합제어가 가능하게 한다. 

거실 안의 작은 정원
수직농장은 작물이 생육하는 데 적정한 환경을 유지하다 보니 식물뿐만 아니라 작업자에게도 매우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도시 근교나 도시 내의 수직농장에서 운영하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은 도심 속 새로운 치유공간을 제공해,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원예 치료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스마트팜 시설이 가정으로 들어왔다. 
스마트 기술의 집약체로 LED 조명을 이용해 빛을 조절하고, 순환식 시스템을 통해 물과 영양제가 자동으로 공급된다. 또한 통풍 시스템으로 공기가 순환되며, 스마트폰을 통해 식물의 실시간 상황이 공유된다. 자동제어를 통한 간편한 재배로 눈앞에서 자리는 신선 채소를 바로 수확하여 먹을 수 있다. 게다가 화훼류나 허브의 재배는 거실 안의 나만의 작은 정원을 꾸미는 것처럼 그린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최근 출시된 가정용 스마트팜 제품(LG 틔운’)


조수빈 기자 bin0173@knu.ac.kr
편집 조현진 기자 jhj2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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