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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놀이터

당신은 잊고 싶은 기억이 있나요? : 이터널 션샤인

우린 살아가며 많은 과오들을 저질렀고 일부는 우리의 기억으로 저장되었다. 기억들로 인한 괴로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문제의 기억들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근데 이러한 기억들을 선택적으로 지울 수만 있다면, 과연 지우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줄 영화, 이터널선샤인을 소개한다.

이터널 선샤인(2005)
주인공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기차에서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 또한 여느 연인들처럼 갈등 후 이별을 하게 된다.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이별 후 먼저 자신에 대한 기억을 지운 것을 알고, 배신감과 분노로 가득 차라쿠나 회사를 찾아가 자신의 기억 또한 지워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기억을 점점 지워 갈수록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들과 직면하게 되고, 조엘은 그제서야 기억을 지우는 행위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후회하게 된다. 고통스러운 기억도 분명 존재하지만, 행복했던 시간 또한 분명 존재했음을 우리는 공감한다.
“망각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 
-메리, 이터널 선샤인 中
망각으로 실수조차 망각하는 것이 과연 축복받은 일인 것일까.

다시 ‘기억’에 관하여
타조는 두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사실을 부정하고 회피하기 위해 땅에 머리를 박고 눈을 감는다. 하지만 타조가 땅에 머리를 박고, 아무리 눈을 질끈 감아봐야 사자가 타조에게 달려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인생의 경험에서 발생한 기억들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 볼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며 생긴 우리의 부끄럽고 아픈 기억은, 아무리 부정을 하고 눈을 감아봐야 사라지지 않는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실재하는 상황에서 파생된 부정적인 기억들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볼 때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아프고 부끄러운 기억이 존재해야 재기의 추진력과 성찰의 유인을 얻는다. 만약 기억이란 밑거름이 없다면 우린 성장할 기회를 전혀 얻을 수 없으므로 매일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기억을 지운 상태에서 재결합을 약속한다. 과연 그들의 사랑은 해피엔딩일까? 내가 생각하기엔 아니다. 그들은 아픈 기억을 직면하지 않고 지워 버림으로써 인격적으로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우린 이들이 다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기억들의 총체가 현재의 우리다. 좋은 기억이든 싫은 기억이든 모두 나의 기억이며, 기억들을 마주할 때 비로소 현재의 나를 알 수 있고 미래의 나를 설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재밌게 읽었다면, 기억과 망각에 관한 영화 메멘토를 추천하며 이 글을 마친다.



정지훈(경상대 경제통상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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