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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황제의 곤충이야기

예초기가 따로 없는, 재앙의 화신 메뚜기떼

이 벌레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지나치게 튼실한 뒷다리로 멀리멀리 뛰는 벌레는 정말 몇 없기도 하고, 유명 MC 유재석 님의 별명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별미로서 꽤 자주 소비되었던 식재료로 취급되어, 벌레치고는 정말 드물게도 대중들이 혐오하지 않는 벌레, 메뚜기입니다. 메뚜기는 우리에게 친숙한 만큼 널리 알려진 벌레입니다. 그러나 아주 극단적인 벌레로서, 누군가에게는 친구같은 벌레, 누군가에게는 뜯어 죽여도 모자랄 철천지 원수 같은 벌레입니다. 떼를 지어 온갖 농작물을 없애버리는 악명 높은 메뚜기떼가 그 정체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메뚜기떼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세계에는 정말 다양한 메뚜기가 서식합니다. 그러나 크게 무리를 지어 단체로 몰려다니는 종류는 일부, 해외서는 Locust(무리를 짓는 메뚜기 종류를 지칭할 때는 Grasshopper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사막메뚜기 종류라고 칭하는 메뚜기들이 범인입니다.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등 거대한 대륙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서식하고 있는데, 국내 최대의 메뚜기인 풀무치가 그렇습니다. 몸길이가 8cm를 넘어가는, 괴물같이 거대해서 저게 메뚜긴가 싶은 강력한 인상을 주는 종류입니다. 
메뚜기는 거대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분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메뚜기의 하루 일과는 하루 종일 풀 뜯어먹고 배설하고 이성만나 교미해서 번식하는, 정말 단조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두 마리가 깨작깨작 먹는 것은 괜찮습니다. 식물에게 그렇게 심한 타격을 주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메뚜기떼가 나타났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사막메뚜기 종류들은 무리를 지어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줌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평소에는 다른 메뚜기처럼 혼자 살아갑니다. 이 시기에는 몸이 녹색을 띠며, 크기가 큽니다. 이를 정주형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어느 기일을 시점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막메뚜기가 사방에서 모여듭니다. 이들이 무리를 짓는 이유 중 하나로 서식 환경의 변화가 꼽힙니다. 유난히 비가 많이 와 먹이가 되는 식물의 수가 많아지거나, 가뭄이 들어 먹이가 줄어들었을 때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풍부한 먹이를 바탕으로 개체 수가 급증, 후자의 경우는 먹이가 없으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속셈일 겁니다. 그 수는 기본 수만 마리이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억 마리가 무리를 짓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몸 색이 칙칙하게 변하면서 날아다니기 쉽도록 크기가 많이 작아집니다. 이를 이주형이라고 부릅니다. 이주형으로 변화한 사막메뚜기는 이제 재앙의 화신이 되어 온갖 목초지대를 휩쓸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끼치는 농작물과 경제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여, 메뚜기떼가 발생한 때에는 반드시 역사서에 기술될 정도로 대사건이 됩니다. 먼저 성경. 출애굽기에 이집트에서 대발생 했다는 기록을 시작으로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합니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자그마치 10조마리 이상의 거대한 사막메뚜기 무리가 대지를 휩쓸었고, 그 시체들 때문에 지층이 생겼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합니다. 개발도상국에서 그 피해가 많이 심각한데, 특히 아프리카의 메뚜기떼는 2003~2004년에 걸쳐 여러 나라의 토양을 싹쓸이했고, 25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이렇게 모든 목초지대를 황무지로 바꿔버리니, 마치 노란색 벌레 떼가 땅을 노랗게 바꾼다는 뜻에서 과거에는 풀무치를 보고 ‘황충(黃蟲)’이라 불렀습니다.


김건우 (생환대 생물응용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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