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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자기반성할 줄 아는 어른이 되자

성년의 날을 맞이하여

신록의 계절이면서 가정의 달인 오월이다. 특히 코로나로 황폐해진 일상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새겨 보고, 건강한 미래로 나가기 위한 자성의 시기이기도 하다. 5월 셋째 주 월요일은 법정기념일인 성년의 날이다. 1973년부터 시행되었다. 자립적이지 못해 보호가 필요한 한 인격체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사회인이 되었다는 것을 당당히 법으로 인정받는 날이다. 이날 이후로는 방황과 고민, 불안과 혼란이 점철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청소년이 사회관습과 사회활동에 대한 제약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인간으로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자신의 가치를 사회 속에서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예전에는 관을 쓰거나 비녀를 꽂는 전통적인 성년 의례가 있었으나, 현재는 간단한 인사와 선물을 주며 축하하는 이벤트로 바뀌었다. 성년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행하는 의식도 달라졌고 진정한 의미도 퇴색되었다. 전통적으로 성년이 된다는 것은 예(禮)에 나아감을 의미한다. 예라는 것은 용모를 단정하게, 안색은 가지런하게, 말은 순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용모를 단정하게 한다는 것은 능숙한 화장 기술과 유행에 맞게 옷을 잘 차려입은 겉모습이 아니다. 또 안색을 부드럽게 하고 말을 순하게 한다는 것은 교언영색으로 자신을 숨기고 남에게 아첨하는 낯빛과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한 교묘한 말솜씨가 아니다. 그렇다면 예로 나아가서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인가?
사람은 태어나서 말을 배우는 유아기를 거쳐 글자를 익히기 시작하면, 타인의 글을 읽고 이해와 공감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타인에게 올바로 전달하는 소통을 배우게 된다. 이로 자기중심적인 삶을 벗어나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주변의 삶을 살피는 사회적인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법질서 같은 사회적인 요소와 예의범절 같은 도덕적인 요소가 함께 필요하다. 단정한 용모와 예의 바른 행동으로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내면의 도덕적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밝은 얼굴빛으로 나타나고, 외롭고 지친 상대방에게 용기와 위로의 말을 전해 줄 수 있는 한 인간으로 섰을 때 진정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사회공동체 삶을 살아가는 데는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한다.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삶은 대중 속에 살더라도 한 개인의 존엄과 실재와 가치를 잃지 않게 되는 것이다.
미래를 짊어진 아동 청소년들의 삶을 돌아보자, 태어나면서 부모에 의해 사회적 운명이 미리 정해진 이들의 삶은 참으로 고단하다. 이 아이들은 주어진 삶의 목표 달성만을 위해 주변을 돌아볼 틈도 진학을 위한 수련과 단련의 아동 청소년기를 보내고, 19세의 법적 성인이 된다. 부모에 의해 미래가 담보된 삶을 살면서, 생물학적으로 불쑥 성인이 되어버린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타인을 배려하고 연대하면서 현재의 불공정과 불평등한 삶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그나마 가정의 과잉보호 속에 살면서 훈련을 잘 받은 아이들은 극심한 경쟁을 뚫으며 현실 사회제도에 잘 적응할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부모가 되면 자신이 살았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대대손손 물려줄 것이다. 반면에 가정의 위기와 해체로 어둠 속에서 보호받지 못한 청년들은 물리적인 힘에 의한 성년이 되어서도 사회로 나아가 당당하게 홀로서기 할 확률은 현저히 낮다. 
해마다 돌아오는 성년의 날이다.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역군들이 성숙한 어른으로서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는 중요한 날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기득권으로 군림하는 어른은 차세대가 여전히 더 많은 보호가 필요한 대상이라고만 생각하고, 무감각하게 꽃과 선물을 가득 안겨주는 보여주기 형태의 행사로만 여긴다. 성년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은 성인이 될 아이보다 성인이 된 어른의 자성과 각성이 더 필요해 보인다. 성년의 날이 일회성의 행사가 아니라 모두의 건강한 삶과 사회를 위한 참된 본질을 찾고,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지 않으며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격자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우리 모두의 자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사회 첫발을 내딛는 모든 성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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