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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책임감과 죄책감의 딜레마

본인의 일에 몰입하는 사람들의 유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본인이 맡은 일에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이 사람들은 일 자체를 무겁게 여기지 않으며, 순간의 몰입과 집중을 쏟아부은 후 일이 끝나면 다시 빠져나올 줄 아는 사람이다. 또 하나는 그 역할이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맡은 일에 과몰입하며,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그 과몰입으로 인한 도가 지나친 책임을 짊어지고, 한없이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책임감의 정의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은 각자의 ‘책임감’ 속에서 살아간다. 일반적으로 사회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을 좋아하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곧 일을 잘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회사 자기소개서를 쓸 때 가장 많이 쓰는 문장이 ‘저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입니다’인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책임감’이라는 프레임을 자신에게 씌워 스스로 힘겨워하기도 한다. 이들이 바로 앞서 언급한 일에 몰입하는 사람 중 두 번째 유형이다. 과도한 책임감이 지나친 죄책감을 유발하고, 지나친 죄책감이 다시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책임감과 죄책감의 악순환 속에서 서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냥 장점으로만 보였던 ‘강한 책임감’이 발목을 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책임감의 방향이다. 올바른 책임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책임감이라는 틀에 가둬진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누구를 위한 책임감인지. 책임감의 방향이 ‘나’를 위한 것인지, ‘타인’을 위한 것인지. 
현재 나는 경북대신문의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고작 5회의 신문을 편집국장의 이름으로 발행하는 동안에도 많은 선택을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졌다. 2주마다 신문을 발행하기 위해 기자들과 의견을 나누지만, 기사의 아이템을 정하고 배치하는 것은 편집국 내에서 편집국장의 몫이 크다. 취재 도중 기사에 문제가 있을 때, 인터뷰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기사와 관련된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기자들은 질문을 던진다.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때마다 국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에 나의 밑바닥을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글을 쓰면서 돌아본 나의 책임감의 방향은 오로지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도 방향이 틀어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해냈을 때 타인으로부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게 된다. 인정의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더 큰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는 어느 순간 욕심으로 변하게 된다. 인정의 욕구에 목마른 사람들은 책임감의 프레임을 자신에게 씌우고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자신을 더 채찍질한다. 그러나 책임감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자신이 처한 현실에 무너지기도 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자책한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은 자신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나 자신을 소중하게 대할 책임, 나를 건강하게 지켜나갈 책임, 나를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할 책임 등. 나 자신을 위한 책임감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며, 책임감의 방향은 나를 향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 당신의 책임감을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가?


하채영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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