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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획

길 위 고양이 소리에 잠 못 자는 너도, 걱정하는 너도, 이제는 이야기할 때!

캣맘들은 먹이를 주는 것이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반면 고양이는 그저 불청객일 뿐이라며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팽팽하다. 
캣맘 문제가 사회적으로 자리잡은 지금, 길고양이를 두고 대립하는 논란이 캠퍼스로 들어왔다.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캠퍼스 속 반복되는 캣맘 문제
지난 6월, 본교 수의대 소모임 ‘돌봄’에서 본교 기숙사 향토관 부근에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했고, 이에 따라 최근 한동안 캣맘 논란이 일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필두로 기숙사 향토관 인근의 고양이 급식소와 관련된 학우들의 피해 사례가 언급되며 논란이 확대됐다.
주로 ▲급식소의 허술한 관리 ▲고양이의 울음소리 ▲급식소에서 발생하는 악취나 벌레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고,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향토관 관생 김혜령(공대 신소재공학 19) 씨는 “기숙사 근처에서 새벽에 고양이 울음소리가 종종 들리곤 했다”며 피해를 토로했다. 이에 돌봄 측은 지난 6일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을 통해 ▲기존에 향토관 일대에서 몇 마리의 고양이가 서식하고 있다는 점 ▲일회용기 등이 주변 환경 악화를 야기한다는 점 ▲우천 시 사료가 부패한다는 점 등을 들어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한 배경을 설명하며 입장을 표명했지만, 제47대 관생자치회는 협의 끝에 철거를 통보했다.
관생자치회장 김재성(농생대 원예과학 19) 씨는 “민원을 통해 해당 문제를 인지한 후 행정실 및 관계기관에 연락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했다”며, “향토관 부근에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한 것에 대해 기숙사 주변 시설은 관생 모두가 이용하는 장소인 만큼 사전 동의와 절차가 필요하지만 전달받은 내용이나 동의나 공문이 전무하고, 길고양이가 유발하는 피해 사례를 고려해 철거 통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길고양이로 인한 캣맘 논란은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길고양이 돌봄동아리로서 중앙동아리로 활동하던 ‘크냥이 잘 크냥’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가 올해 초 활동을 종료한 바 있다. 반복되는 캣맘 문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같이 산다면 피할 수 없는 공존
‘캣맘’은 그 자체로 해석한다면 고양이 엄마라는 뜻이지만, 반려동물로 선택받지 못한 길고양이에게 지속해서 먹이를 제공하며 보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남자의 경우 캣대디라는 단어도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캣맘으로 통칭하고 있다. 하지만 캣맘은 기존의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길고양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인간 중심의 공간으로 재편된 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길고양이가 인간의 터전에서 종종 불편을 끼치고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캣맘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길고양이를 돌봄과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지만,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사람들과 분쟁을 겪으며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길고양이를 포획해 구조하는 방식으로 양측 입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길고양이는 구조 및 보호 대상인 유기 동물에 포함되지 않는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 13조1에 따라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로서,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해 포획 장소에 방사하는 등의 조치 대상이거나 조치가 된 고양이’가 구조 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길고양이를 포획하는 방법만으로는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일 수 없다. 길고양이는 영역을 확보하고 살아가는 영역 동물로서 한정된 지역의 고양이를 포획한다면 암컷의 출산율이 높아지고, 다른 지역의 길고양이들이 빈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새롭게 유입되는 진공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지자체는 길고양이의 개체수 관리를 위해서 현재까지 가장 유의미한 방법인 TNR을 채택하고 있다. TNR이란 길고양이를 포획(Trap)-중성화수술(Neuter)-재방사(Return)를 뜻하는 국제적인 공용어로, 생식 기능을 잃어버려 발정기 소음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영역싸움을 하는 경우가 줄어 민원 해결의 대안이 된다. TNR은 사료와 물의 공급으로 먹이활동을 안정화하는 사후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수술을 통해 야생성이 줄어든 길고양이가 금방 죽어버릴 경우 곧바로 새로운 고양이들이 유입되며 중성화 수술의 효과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캣맘의 먹이 공급은 길고양이의 영역싸움과 쓰레기봉투를 찢는 행위를 줄이는 데 기여해 대립하는 입장 차이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길고양이에 대한 관리나 처분은 각 기초자치단체 소관으로, 대구시 북구청에서도 TNR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사람들은 고양이와 공존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고양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캠퍼스 내와 인근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직접 신고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의미한 상호혐오를 넘어, 공론화로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는 “먹이를 주는 곳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함으로써 또 다른 민원으로 길고양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고양이를 보호해주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밥자리로 정한 곳이 고양이와 사람 모두에게 적합한 장소인지 사전에 파악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인근 기관과 주민들에게 협조를 거쳐 서로 이해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사전 협조를 구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본교에서 논란되었던 향토관 인근 고양이 급식소도 양해와 협의가 없는 설치에 대해 관생들의 반감이 컸다. 기존에 거주하는 고양이를 우선으로 고려해 사람들과 동선이 겹치는 위치를 선정하고, 민원이 발생하자 관련 기관을 찾아 합의점을 찾아내려 했지만 이미 피해를 본 관생들은 등을 돌렸다. 
캠퍼스 내 고양이 급식소 설치 가능 여부에 관해 총무과 김승건 주무관은 “일청담과 같은 본교 공용부에 대해서는 눈에 띄게 보이는 등 피해가 일어날 상황이라면 안내문을 부착하고, 이동이나 철거요청을 하는 방식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며, “다만 학교는 부지별로 관리기관이 정해져 있어 사전 협의 및 설치 가능 여부는 해당하는 기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캣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만큼 후조치 대처만큼이나 사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관리 기관이 정해진 캠퍼스 내에서조차 명확한 소통 창구와 절차를 기대할 수 없다. 이는 결국 캣맘 논란을 반복되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최소한 학생사회 속에서라도 하나의 안건으로 상정해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타이레놀이나 쥐약 살포처럼 도구나 약물을 이용해 길고양이에게 위해를 가할 경우 동물 학대에 해당해 동물보호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캣맘이 가져다 놓은 사료 그릇이나 설치해 둔 급식소를 없애버린다면 재물손괴죄가 성립될 소지가 있어 주의해야 하며, 캣맘도 먹이활동 안정화를 명분으로 협의가 안 된 장소나 사유지에 급식소를 설치하는 경우 민원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조수빈 기자 bin0173@knu.ac.kr
편집 전하연 기자 jhy21@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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