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OZ는 각 국가기관 간 서버 연결을 통해 전 세계에 제공된다. 게임을 좋아하는 A.I. ‘러브머신’은 OZ에서 수억 명의 계정을 탈취하고 재미를 위해 현실 세계의 혼란을 유발한다. 주인공 나츠키와 가족들은 러브머신을 저지하기 위해 그들의 계정을 걸고 게임을 시작한다. 몇 차례 게임에서 모두 패배하고 러브머신에게 대항할 계정이 없어졌을 때 ‘독일 소년’이 등장한다. 그는 주인공에게 자신의 계정을 주며 러브머신을 이겨달라고 부탁한다. 독일 소년의 행동으로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주인공 일행에게 계정을 전달하는 계기가 되지만, 정작 소년의 이름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멀린은 킹스맨 요원으로 에그시, 해리의 조력자다. 멀린, 에그시, 해리가 범죄조직인 골든 서클에 잠입하는 중 에그시가 지뢰를 밟는다. 이때 멀린은 골든 서클을 막는 것에 자신보다 에그시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그 대신 지뢰를 밟는다. 이후 에그시와 해리가 기지로 잠입할 수 있도록 노래를 불러 경비들을 유인한다. 경비가 가까워지자 멀린은 둘에게 인사하고 지뢰에서 발을 땐다. 이때 멀린이 부른 노래의 가사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들으면 ‘나에게 죽음만큼 소중한 것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왕징은 주인공 애나의 옛 연인이다. 애나는 그와의 연분으로 인해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 결국 남편을 살해한다. 교도소에 갇힌 애나는 모친상을 당해 휴가를 나온다. 장례식에서 마주한 왕징은 애나를 챙겨주는 듯하지만 애나에게 그런 친절은 부담스러울 뿐이다. 이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챈 훈(애나가 휴가를 나와 만난 남자)은 왕징에게 시비를 걸고 싸우게 된다. 애나는 싸움을 말리면서, 왕징에게 그동안 쌓아둔 감정을 터트린다. 애나는 왕징과의 사랑 때문에 삶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왕징은 애나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왕징은 책임 없는 사랑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준다.
‘에이트 빌로우’는 남극에서 175일 동안 고립된 썰매개들의 생존기를 담은 영화다. 썰매개 ‘맥스’는 이 중 가장 막내다. 영화 초중반까지 맥스는 다른 개가 잡아온 먹이를 탐내다가 면박을 받기도 하고, 죽은 동료의 곁을 떠나지 못하다가 무리를 잃어버리기도 하는 등 이른바 ‘사고’를 치는 주범이다.그러나 영화 내내 보이는 이런 맥스의 모습은 가장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사고뭉치지만 그를 마냥 미워할 수는 없다. 이러한 성격 탓에, 맥스는 물개와의 싸움에서 미끼로 나서는 헌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남극의 오로라를 보며 가장 먼저 들뜨는 맥스의 모습은 잔망스럽고 끼많은 친구처럼 느껴진다.
은정은 택시운전사 만섭의 열한 살 난 딸이다. 부인이 죽은 후로 빚을 갚고 사글세를 내느라 가난에 시달리는 삶 속에서, 만섭은 누구보다도 염세적이고 ‘뻔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런 만섭이 우연한 기회에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가며 상황은 반전된다. 위험천만한 상황의 광주를 겨우 빠져나와 순천으로 도망쳤지만, 남겨두고 온 사람들 탓에 만섭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은정은 사람보다 돈이 먼저였던, 이기적이고 거만했던 만섭이 ‘타인’에게 공감을 하게끔 하는 유일한 매개체다. 은정의 또래 아이들을 보며 광주의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교감한 만섭은, 결국 은정과의 소풍 약속까지 취소하며 흐느끼듯 말하고서는 광주로 되돌아간다.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
주인공 니나 세이어스의 어머니인 에리카는 성공하지 못한 발레리나로, 니나를 임신하면서 발레를 접었다. 에리카는 발레에 재능을 보이는 니나에게 집착하고, 니나를 자신의 꿈을 이뤄줄 대리자로 여기면서 자신의 삶을 바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니나를 아이처럼 다루면서 옭아매며 갈등한다. 이로 인해 니나는 몸만 성장한 유아 같은 모습을 보이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에리카는 자식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부모의 전형적인 모습과, 이로 인해 나타나는 비극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는 인물이다.
미경은 아홉 살 지은의 계모다. 그는 자신의 남자친구인 일곤이 제대로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기만 하는 원인이 지은이라고 생각해, 지은을 화장실이나 베란다에 가두고 폭행하는 등 학대한다. 이에 관객들은 미경을 주된 학대범이라고 생각하며 분노하지만, 극이 절정에 치닫는 순간 그 너머에서 늘 무관심한 태도로 방관하던 일곤을 보게 된다. 지은에 대한 미경의 집착은 일곤의 무신경함을 돌아보게 하며, 정서적인 방임도 아동학대의 일부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토니와 인크레더블 가족의 장녀인 바이올렛은 서로를 짝사랑하는 동급생이다. 하지만 바이올렛의 아버지 밥은 토니가 바이올렛의 초능력을 안다는 사실을 듣고 토니의 기억 삭제를 정부 조직에 요청했다. 기억이 지워진 토니를 본 바이올렛은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지고, 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올렛과 함께 토니가 일하는 식당으로 간다. 그러나 밥의 실수로 바이올렛은 토니 앞에서 사레에 들리는 등 민망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행히 토니는 이 가족의 모습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바이올렛과 대화하기 시작하고, 바이올렛의 초능력을 알고도 그녀를 좋아한다. 토니는 상대가 조금 다르고 특이하더라도 존중과 이해를 통해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