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동에는 본교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이 위치해 있다. 의전원은 벽돌로 만들어진 본관이 우직하게 터를 잡은 곳이다.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안경을 끼고 길쭉한 유리 막대병을 바라보는 연구원들로 붐빈다. 의전원 4층에 위치한 뇌염증 연구실의 석경호 교수(의전원 의학)와 연구원들을 만나봤다● 글리아세포, 뇌질환 치료의 단서치매나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뇌 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의학적인 완치가 불가능하다. 뇌질환을 위한 뚜렷한 치료법이 부재한 현재, 석 교수의 뇌염증 연구소는 뇌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다.석 교수가 연구실을 꾸리기 시작한 2000년까지만 해도 뇌질환을 연구하는 이들은 ‘신경세포의 이상’에서 원인을 찾았다. 신경세포가 뇌를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이와 다르게 석 교수는 인체의 면역반응인 염증에 주목했다. 뇌 속 염증을 유발하는 글리아세포를 조절할 수 있다면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16년이 지난 지금 국·내외 많은 뇌질환 연구소에서 석 교수 관점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바쁜 연구실, 한 달에 한 번 회식!석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매주 목요일에는 랩 미팅을 통해 각자의 연구 상황을 발표하고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동물병원에 가게 된다. 수의과대학(이하 수의대) 2층에 위치한 수의병리학교실에서는 질병을 앓는 반려동물들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을 ‘환자’로 해서 질병과 진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로 옆 부속 동물병원을 찾은 동물 환자들의 소리가 명랑히 울려 퍼지는 늦은 오후, 수의대 학장이자 병리학교실의 교수인 정규식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산업의 고도화와 새로운 시장, 그리고 병리학교실다른 단대에 비해 다소 고요한 분위기의 수의대를 닮아, 2층에 있는 병리학교실도 차분하고 학문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바쁘게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원들 사이로 나타난 정 교수는 “수의대 분위기가 원래 좀 고즈넉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병리학교실은 단순 연구 목적으로 운영되는 연구실들과 달리 수의대 본과 2~3학년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병리학교실에서 주로 다루는 교과·연구분야는 단연 병리학이다. 정 교수는 “수의과대학에서 꼽을 수 있는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질병과 진단”이라며 “병리학이란 질병을 최종적으로 확정지을 수 있는 학문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병리학교실에서는 특히 반려동물,…
연구실 곳곳에 놓인 ‘카톡개’ 인형과 사람 키 절반 정도 크기의 ‘다스베이더’ 모형, 천장에 매달린 ‘슈렉’ 피규어 등 이동건 교수(자연대 생명과학부 생명공학전공)의 연구실에는 아기자기한 기운이 흘렀다. “나는 ‘이거 재밌겠다’ 싶으면 그냥 달려들어!” 하고 호탕하게 말하는 이 교수, 연구실의 특색은 예쁜 연구원들이라는 유쾌한 연구원을 따라 생물학관 301호의 분자생체감염제어 연구실을 훑어봤다● MCBI, 분자생체감염제어MCBI는 Molecular Control of Bio-Infection의 약자다. 이는 직역하면 ‘생체 감염의 분자 제어’를 의미한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연구원 이희정 씨는 “보통 병원미생물학 연구를 많이 진행한다”며 “항생 물질로 예상되는 후보 물질들을 병원성 박테리아나 균 사이에 넣어 활성화하고, 이 병원성 미생물들이 어떻게 죽어 가는지 메커니즘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얘기가 계속 거론되며 새로운 항생물질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에, 연구원들은 후보로 예상한 항생 물질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 씨는 “연구 중에 어떤 해로운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다른 메커니즘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우리가 가진 물질이 아닌 타…
“우리는 공대 연구실과는 많이 다른데...” 고정란을 진행한다는 얘기에 윤민호 교수(경상대 경제통상)의 말씀이셨다. 연구실에는 자신과 대학원생 두 명이 전부이고 연구 주제도 서로 다르다는 얘기에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과학 관련 연구실과는 다른 특성을 담아내기 위한 고민을 가지고 뛰어들었다. 지난달 28일에 경제통상학부의 정기 세미나가 열렸다. 그날 윤 교수의 연구실 소속인 윤혜지(석사과정) 씨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뜨거운 질문 세례가 이어진 세미나가 끝난 후 윤 교수와 윤혜지 씨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경제학과 연구실의 특성 경제학과는 연구원마다 다른 세부분야를 가지고 있어 연구실 전체가 한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 관련 연구실과는 다른 특성을 띤다. 교수마다의 연구실이 있고 경제학과 전체 대학원생을 위한 연구실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윤혜지 씨는 “학생끼리의 세미나를 열기도 하고 각자의 분야에 관해 얘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협업을 하는 경우가 적은 경제학과의 특성 때문에 연구실의 출퇴근 개념이 없고 연구의 자율성이 높다. 이에 대해 윤혜지 씨는 “자율성이 높은 만큼 교수님과의 얘기가 중요하다”며 “통계 프로그램에 대한 공
심리학의 일환으로 인지신경과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런 것도 해?”라는 반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심리학과 뇌의 관계에서 인지신경과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정신과정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 정신과정이 곧 인간의 마음이 되는 것이다. 사회대 2층 뇌인지 연구실에서는 ‘당신이 무엇을 보고 느낄 때 뇌가 어떻게 작용하느냐’ 또는 ‘뇌 작용에 따라 무엇을 보고 느끼는가’를 연구과제로 다루기도 한다. 뇌인지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김초복 교수(사회대 심리)를 만나 연구실 속 얘기를 들어봤다● 조용한 열정이 담긴 뇌인지 연구실 속으로 금요일 오후에 찾아간 뇌인지 연구실(이하 연구실)은 문을 열면 연구원들이 각자의 컴퓨터 앞에서 일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차분한 분위기가 배여 나온다. 역시나 화면에는 뇌그림이 보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뤄지는 전체 랩미팅 외에도 수시로 교수와 연구원들의 소통이 이뤄진다. 연구원들과의 관계에 대해 김 교수는 “시간이 흐르면 지금의 대학원생들도 결국 동료연구자가 된다. 교수 대 학생이 아닌 그보다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발전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부 연구원 2명이 포함된 연구실에서는 연구원들 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배종섭 교수(약학대 약학과 생화학/분자생물학 전공)의 연구실 학생들은 자유롭다. 또 교수와 학생은 서로서로 도와가며 연구실을 꾸려간다. ‘생화학 세포생물학 연구실’을 찾아가봤다● 교수와 학생이 상생하는 연구실 약학대학의 연구실 주변에는 언제나 냉장고처럼 생긴 저온 보관소가 ‘위이잉’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그 곳에 있는 ‘생화학 세포생물학 연구실(이하 연구실)’은 그 소리와는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실에는 8명의 연구원과 학생들이 패혈증 발병기전 및 치료 후보물질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각자가 밟고 있는 과정은 다르지만, 교수님이 이야기하시기 전에는 누가 누군지 모를 정도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모든 활동은 교수와 학생이 함께 주도한다. 연구주제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물론, 사이트 관리도 역할의 구분 없이 다함께 하는 편이다. 2주에 한 번 랩 미팅을 하면서 서로의 연구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진행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여름방학에는 함께 MT를 가고,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놀러가서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기도 한다. ‘패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실의 주 분야는 패혈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제 개발이다. 우리 몸
이상한 교수(농생대 식품공학부 식품생물공학)의 실험실에서는 머리가 좋지 않은 것도, 재능이 없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 이 실험실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성실을 강조한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교수가 상주하며 열려 있는 농생대 3호관 202호를 찾아가봤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상한 교수의 연구실 속으로 오후에 찾아간 식품효소생물공학연구실(이하 연구실)은 조용한 분위기 속 연구원들이 각자의 할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해 총 19명이 속한 연구실은 이 교수의 쓰라린 유학 경험으로 인해 늘 배려는 있되, 차별은 없다. 연구실 운영은 한 마디로 ‘자율’이다. 연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연구원 자율에 맞기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도록 한다. 연구실에서 한 유학생이 자신은 어떤 연구실과 협업해보고 싶고, 자신이 해보고 싶은 연구는 무엇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모습에서 연구에 대한 애정을 지켜보는 사람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실의 공간은 19명의 연구원을 수용하기에 부족해보였다. 실제로 한 연구원은 “사람이 많아도 실험을 활발히 할 수 없는 구조라 아쉽다”고 말했다. 효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