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영 전임기자 이인주 기자 iij20@knu.ac.kr장준원 기자 jjw16@knu.ac.kr편집 진수별 기자 jsb19@knu.ac.kr ‘인간선언’.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의 서두에 등장하는 단어다.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했던 노동자들은 본인들의 기본권마저도 보장받지 못한 채 때로는 기계 취급을, 때로는 값싼 가축 취급을 받으며 버텨야 했다. 인간이 없는 그곳에서 우리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그 많던 노동자들, 인간들은 철저하게 소외되었다.1970년 11월 13일, 50년 전 이 날 청년 전태일은 스물네 살의 나이로 삶의 시계를 멈추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소리치며 불꽃으로 사그라진 그에게 2020년의 노동은 어떻게 비춰질까? 태어나는 순간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인권, 인간답게 살 권리, 1970년의 전태일은 왜 그것을 그토록 갈망했는지, 오늘날 전태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왜 전태일 열사를 기억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 1970년의 전태일로부터, 인간이 될 수 없었던 노동자들 전태일 열사의 죽음에 대해 논하려면 먼저 그 배경을 살펴야 한다. 1960~70년대 한국은 바야흐로 산업
가짜뉴스의 세정보의 주 습득원이 신문이던 시절과 달리 현대인들은 인터넷이 가능한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수많은 정보에 다가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기술은 나날이 발전하지만, 언론과 시민의식이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문제도 많다. 헌법 제21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를 추구한다는 미명하에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성 기사나 ‘아니면 말고‘식의 안일한 기사가 난무하면서 뉴스 이용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공개한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뉴스 신뢰도는 21%로 조사대상 40개국 중 40위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매체를 이용하는 비율은 44%(40개국 평균 28%)로 조사 대상국 중 4위로 나타났다. 언론에 대한 신뢰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범람하는 가짜뉴스들이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가짜뉴스는 뉴스의 공공성과 정확성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가짜뉴스가 증가하게 된 원인과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방법, 나아가 개개인이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할 수
기자의 동생은 요즘 카카오프렌즈의 ‘라이언’ 캐릭터에 푹 빠졌다. 핸드폰 케이스부터 텀블러까지 손이 닿는 모든 것에 라이언이 그려져 있다. 동생이 말하는 라이언의 매력 포인트는 기뻐도 슬퍼도 한결같은 무표정과 근엄한 사자이지만 갈기가 없는 어딘가 2% 부족한 모습이다. 라이언 제품을 도장 깨기 하듯 모으는 동생도 대단하지만 한때 그저 이모티콘에 불과했던 라이언이 이제 키링, 잠옷, 슬리퍼 등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더 놀라웠다. 심지어 유명 브랜드의 립스틱과도 콜라보가 진행될 정도로 카카오 이모티콘의 위상은 높아졌다. 우리의 일상 속에 어느 샌가 스며든 캐릭터들, 이들을 이용해 지갑을 열게 하는 캐릭터 산업에 대해 알아보자● 캐릭터 산업, 캐릭터 마케팅<캐릭터 라이선싱>(김영재, 김종세 저)에 따르면 캐릭터란 “고유의 성격과 시각적 정체성을 지닌 특정 주체 또는 형상물”로서,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되는 창작물이다. 과거 캐릭터는 어린이들의 장난감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키덜트, 이모티콘의 유행 등으로 성인들도 함께 캐릭터를 즐기게 되면서 캐릭터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캐릭터 산업이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그 시작백신 개발과 의학의 발달로 인류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전염병을 어느 정도 정복한 듯 보이지만,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은 이런 자신감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의학의 발전과 백신, 약물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전염병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이다. 전염병은 그저 역사책에만 등장하는 이야기도, 다른 나라의 소식만 듣고 지나치게 될 존재도 아니라는 게 드러난 셈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문장을 새기며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감염에서부터 전염까지의 위험을 차단하고 예방해야 할 것이다. 이에 위생의 개념이 확립된 시점부터 달라진 인간의 삶과 상·하수도, 화장실 등 위생시설의 등장에 대해 알아보자● 특별취재팀/knun@knu.ac.kr 정착과 함께 시작된 질병 수렵과 채집으로 생존하던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12,000년전 농경이 인류의 역사에 등장하던 무렵 정착을 시작했다. 정착 초기 인류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말라리아나 십이지장충 같은 풍토병이 생겨났고 수렵과 채집이 주가 되던 시기보다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은 부족했다. 초기 농경은 풍요에 대한 약속이었다기보다는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고, 곡물에 편향된…
‘당신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꿉니다.’ 선거철만 되면 늘 들려오는 말이다. 2020년 4월 15일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각자가 가진 한 표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됐다. ‘한 표를 행사하는 민주적인 권리’ 지금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느껴지겠지만 이 권리에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의지가 담겨 있다. 우리가 당연히 생각하는 민주적 권리, 이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쳤다. 곧 다가올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은 그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얻어낸 것을 떠올리고 그 과정에서 흘린 피와 땀을 기억하며 감사해야 하는 날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1980년 일어났던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만큼 그 발자취를 함께 되짚어보자.● 서울의 봄이 광주에 오기까지5.18민주화운동이지만 1980년 5월 18일 당시 하루 만에 모든 일이 전개된 것은 아니었다. 사건의 시작은 짧게는 1979년 부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9년 10월 16일,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유신체제에 견디다 못한 시민들은 “유신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부마항쟁을 일으켰다. 항쟁은 부산에서 시작돼 마산, 창원으로 번져나가면서 약 4일간 전개됐고 정부가 *비상계엄령과 *
누나는 1교시 수업이 있는 날, 오전 6시 알람벨을 맞춘다. 눈이 붉게 충혈 됐지만 렌즈를 끼고 화장을 한다. 고데기로 머리를 매만지고, 원피스를 입고, 구두를 신고선 덜 마른 긴 머리를 휘날리며 강의실로 달려간다. 반면 나는 1교시 수업이 있어도 침대위에서 뒹굴거리다가 일어나 세수만 하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선 강의실로 달려간다. 하루는 누나가 늦잠을 자서 늦게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열심히 꾸민다. 그냥 모자 쓰고 마스크 착용하고 학교로 가면 안 되냐고 묻자 그러고 학교에 가면 어디 아프냐고 자꾸 물어보기 때문에 그 말이 듣기 싫어서라도 꾸며야 한단다. 한편 집으로 돌아온 누나는 브래지어 후크를 풀고 일자형의 품이 넉넉한 티셔츠로 갈아입는다. 앞이 뾰족하고 굽이 높은 구두 때문에 까진 발뒷꿈치에는 밴드를 붙이고 대자로 누워 기지개를 편다. 한국 여성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을 갖추도록 ‘코르셋’을 입는다. 무엇에 의한, 무엇을 위한 ‘꾸밈’인지 알지 못한 채 스스로 코르셋을 조인다. 여기에 반기를 들고 코르셋을 벗어 던진 여성들이 있다. 여성다움을 획일적으로 강요하는 사회적 억압에 맞서는 ‘탈코르셋 운동’에 대해 알아보자● #1. 서비스직 아르바
현행 노인복지가 만약 등급제로 실시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복지는 평등해야 한다며 등급제를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장애인 복지에 대해서는 31년간 등급제가 유지돼 왔다.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행정기관에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닿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지난 7월 1일부로 등급은 폐지됐지만 정도라는 기준으로 여전히 사람을 나누고 있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둘러싼 문제점을 살펴보자● 1. 장애등급제의 역사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장애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차등적인 복지를 제공하는 제도다. 1989년 제정된 장애인복지법은 일본의 장애자 등급제를 기초해 만들어졌다. 당시에 장애인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보장 제도나 서비스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당시 장애등급제 시행과 함께 도입된 정부는 전기료 할인, 공원입장료 할인 등 일부 공공·민간 영역의 감면·할인제도를 도입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조현수 정책조직실장은 “당시 장애인 입장에서는 의학적 손상 정도에 따라 등록과 함께 등급을 받으면 각종 감면·할인 혜택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니, 필수적인 사회서비스를 정부에 요구하고자
여기, 국가가 청년에게 지급하는 ‘청년수당’이 있습니다. 혹자는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돈을 받는 게 말이 되나?” 생각하기도 하고, 혹자는 “청년들 표심 잡으려고 예산을 아주 펑펑 쓰는구먼”이라고 의심하기도 합니다.국가와 지방정부가 청년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려는 진정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서울의 청년제도부터 앞으로 진행될 대구형 청년수당까지, 그 시작과 진행 과정을 들여다봤습니다● 1. 청년이면 받을 수 있다고요? 서울특별시는? 서울시는 2015년에 ‘서울시 청년보장제’를 발표하며 ‘청년수당’ 제도를 한국 사회의 화두로 던졌다. 청년수당 또는 청년활동지원금이라 불리는 이 정책은 미취업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등장했다. 2013년에 서울 청년들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정책이기도 하다. 현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 중 중위소득이 150% 미만인 미취업자, 졸업 후 2년 경과자를 대상으로 청년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청년수당 대상자로 선정되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까지 매월 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구직활동의 범위’, 즉 청년수당의 사용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서울청년포털’ 사이트에는 ‘청년의 다양한 상황과 필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