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gender)는 사회적인 성(性)을 의미하는 단어다. 생물학적인 신체 특징으로 성을 구분하는 섹스(sex)와 달리 젠더는 개인의 정체성에 따라 구분된다. ‘성정체성에 남성과 여성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남성은 여성만을, 여성은 남성만을 사랑해야 하는 게 아니라는 것’·‘모든 젠더는 평등해야 한다는 것’. ‘젠더시네마 스쿨’은 이를 우리에게 친숙한 매체인 ‘영화’를 통해 말하고 있다. 나와 다른 젠더를, 나와 다른 성지향성을 가진 사람들, 그들은 우리의 곁에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사회대 352호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이영 감독. 이 감독은 <상암동 월드컵(1999)>, <나이프 스타일(2004)>, <이반 검열(2005)>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 <불온한 당신>의 포스터. ‘바지 씨’인 여성 성소수자 이묵 씨가 생물학적 남성들처럼 면도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지난 8일 오후 7시, 본교 사회과학대학(이하 사회대) 352호 소암 시청각실에서 ‘2017 젠더시네마 스쿨(이하 젠더시네마)’의 첫 강연이 진행됐다. 젠더시네마는 ▲대구북구여성회 부설 대구여성영화제 ▲본교 여교수회 ▲교수회
흔히 원앙은 변치 않는 부부의 애정으로 유명해서 이불과 베개에 수를 놓고 그림으로 암수를 새긴다. 원앙은 청둥오리처럼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지만 둥지를 물가에 짓지 않고, 별나게도 높은 나무의 구멍 속에 튼다. 텃새가 된 원앙은 도시에 적응하면서 아파트 베란다, 학교 건물 옥상에 알을 낳기도 한다.캠퍼스 건물 높은 곳에도 원앙이 살면서, 엄마 원앙이 새끼들을 부르면 새끼 원앙들은 유격훈련을 하듯 4-5층 높이에서 뛰어내린다. 떨어진 새끼 원앙들은 한동안 충격에 비틀거리다 엄마 새를 따라 물가로 가서 수영을 한다.한번은 성주 경산리 성밖숲(성주 읍성(邑城) 서문 밖에 만들어진 숲)에 있는 고목나무 속에 원앙 알 30여 개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수컷이 다른 둥지에서 출퇴근을 하는 바람둥이 남편이라, 이에 실망한 암컷이 무정란을 놓고 또 놓았던 것이다. 영원한 부부의 애정을 상징하지만, 원앙도 원앙 나름이었던 것이다.원앙들은 가을이면 한 가족씩 모여 또다시 수백 마리의 큰 무리를 이룬다. 그리고는 조용한 산골 저수지에서 짝 잃은 수컷과 암컷이 만나서 부부가 되고, 성숙한 새끼들은 새로운 짝을 만나 춤을 춘다. 짝짓기 비행을 하고는 둥지를 지을 물가나 도시의 캠퍼
‘덕질’은 특정 분야의 마니아를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OTAKU, 御宅)의 한글 변형어 ‘오덕후’와 어떤 행위를 함을 뜻하는 ‘-질’이 합쳐진 말이다. 무언가에 심각하게 빠져들어 그것을 광적으로 좋아하고 소비하는 행위를 일컫는 것이다. 내 주변 사람들, 나조차도 무언가를 덕질하고 있다. 특정한 인물이나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기도 하고, 뮤지컬이나 연극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건담, 자동차, 카메라, 음식, 화장품…. 그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덕질은 정말 광적으로 혹은 전문적으로 좋아하기보다는 대상에 대해 애정을 갖고 정보를 수집하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됐다.최근에는 정치계도 덕질의 대상이 됐다.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심각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파동을 일으킨 것이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 그 이후로 청년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 또한 대폭 증가했다. 국회의원들의 전화번호로 자신의 뜻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직접 보내기도 하고, SNS로 공론장을 활성화시키기도 하고,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의 사실 여부를 꼼꼼하게 체크하기도 한다. 2017년 우리 사회 시민들은 능동적으로
네 글엔 ‘아집’이 있어.고2 때 국어선생님이 제 글을 읽고는 던진 한 마디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얼핏 부정적인 의미의 고집을 뜻하는 것 같았지만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니어서 뜻을 찾아봤습니다. 아집.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그때만 해도 백일장에서 장원도 차지했고 글 좀 꽤나 쓴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그 높아진 콧대를 단번에 꺾어버리는 말씀이셨죠. 하필 그 선생님이 수업하신 방언학이 무척 재미있어서 국어국문학과를 가려고 했거든요.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굉장히 놀라기도 했습니다. 누군가가 제 글을 그렇게 평가해준 것이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때 이후로 저는 제 글 속의 ‘아집’이 무엇인지 수십 번도 더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건 저 스스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이었죠. 내내 고심하다 어느새 그 아집인지 뭔지 깨버려야 마음이 편하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글 또한 자연히 그러지 않을까 하고요.대학신문사에 들어왔습니다. 생각보다도 대학은 별의별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고, 고작 열 몇 해 자란 머리로는 알 수 없었던 세상
▲닉모리스 감독의 레미제라블 25주년 런던 라이브 공연(영국, 2010년, 178분) 포스터이다. 비참한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 도덕적 삶이란 무엇인가공연의 첫 장면은 1815년 툴룽감옥이다. 남성 중창(Look Down)의 묵직한 울림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각자의 절망에 빠진 죄수들의 소박한 희망을 웅장한 합창으로 들려준다. 그들의 열망은 곧바로 자조적인 후렴구로 이어져, 그들에게 평범한 삶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고 법의 노예가 된 범죄자들은 그저 수인번호로 기억되는 관리의 대상일 뿐이다. 바로 여기에 가난한 사람들의 비참함이 각인되어있다. 작가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여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고 있다. 그들에게 인간으로서의 고귀함을 실현할 수 있는 도덕적 삶이 가능한 것인가. 과연 사회 제도에 의해 언제나 약자였던 사람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절망을 벗어날 수 있을까? 주교의 집에서 은식기를 훔쳐낸 후 ‘Valijean Soliopuy’를 부르는 장발장의 고백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억울함에 휩싸여 슬픔에 빠진 장발장은 유일하게 자신을 인간으로 존중해준 사람의 선의를 저버리면서 수치심에 전율한다. 그에게 다른
최근 ‘삼시세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희귀한 식재료였던 거북손이 인터넷상에서 동이 났다고 한다. 이 방송은 연예인들이 시골에 고립되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삼시 세 끼를 해결하는 아날로그적인 과정을 보여줄 뿐이었지만,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삼시 세 끼를 손수 만들어 제때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그 답을 바로 찾을 수 있다.어느덧 우리의 삶은 삭막한 현실과는 달리, 각종 예능에서 빛나기 시작했다. 현실 속의 우리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공유하지 못한 체험과 감정들을 예능을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생생하게 전달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저녁과 주말이 없는 삶이 일반화되었지만, 짬짬이 챙겨보는 예능을 통해서 현실에서 포기했던 인간적 가치들을 감동으로 전해 받고 있다.연애, 결혼, 자식을 포기한 삼포 세대인 젊은이들은 주말 예능에서 가짜 결혼을 한 커플의 일상에 즐거워하며, 썸을 타는 청춘남녀들의 열정에 가슴 설렌다. 뿐만 아니라, 소통이 되지 않는 가족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출현하는 토크쇼를 통해 진한 감동을 받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부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14명이 숨지고, 100명 넘게 다쳤습니다. 6시간쯤 뒤, 가까운 해안 도시 캄브릴스도 공격을 받았습니다…” 아찔한 기운이 등을 훑고 지나갔다. 지난겨울 CK사업단 사회학과 학생들을 데리고 바르셀로나 현장답사를 다녀오며 거닐었던 람블라스 거리가 뉴스 화면을 채운다. 순간적으로 지난겨울에 다녀온 것을 살짝 안도하게 된다. 보도화면에 다시 고개를 돌리자 아득한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장소는 기억을 만들고 기억은 애착을 낳는다. 바르셀로나에 들를 때마다 그 도시의 매력에 마음을 뺏겼었는데… 서둘러 기사들을 찾아보고 지인 중 누가 다치지는 않았는지 SNS도 훑어본다.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한바탕 지나가자 이제 또 얼마나 많은 애꿎은 무슬림 피해자들이 속출할지 걱정이 앞선다. 바르셀로나, 런던, 브뤼셀… 이제 테러 관련 뉴스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뉴스가 되어버렸다.9/11 이후 테러에 대한 전쟁이 선포되고 16년이 지났지만 불안과 위험은 오히려 일상화되었다. ISIS는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공포의 대명사가 되었고, ISIS를 궤멸하겠다며 민간인을 피해갈 리 없는 미사일을 갖다 부어도 뭐 도통 소용이 없
지난 4일부터 공영방송인 KBS, MBC 방송사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유는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과 방송의 독립성 확보이다.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규모도 4일 현재 MBC 2,000여 명, KBS 1,800여 명으로 엄청난 규모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앞으로 더 늘어날 태세이다. 양대 공영방송사의 동시 파업은 5년 전에도 있었지만, 그 규모면에서는 이번이 사상 최대이다.KBS와 MBC 두 공영방송의 독립성 투쟁은 그 뿌리가 깊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출범 당시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적자 경영 등의 이유로 이사회를 통해 해임시켰고, MBC ‘PD 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관여한 제작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체포했다. 이후 정부는 두 공영방송사 사장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임명했고, 이러한 정권의 행태에 반발해 2012년 두 공영방송사 노조는 파업으로 맞섰다. 그 과정에서 MBC 사장과 경영진은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원의 대량 징계와 해고, 부당 전보조치를 일삼아 왔다. 현재 개봉 중인, 당시 MBC 프로듀서였던 최승호 감독의 영화 <공범자들>은 지난 10년 간 이명박, 박근혜 정부 하에서
한 학기를 무사히 보낸 나에게 준 선물, 매 순간이 설렜던 비오는 날의 후쿠오카 사진입니다. 이유진(경상대 경영 15)
지난 1599호 1면에서는 낯익은 공사장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복지관이 공사 중이라는 사실은 매일같이 그 앞을 지나다녔기에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공학관 식당의 소송과 상주캠퍼스 식당의 영업 중단 소식은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알지 못한 대구캠퍼스의 일뿐만 아니라 상주캠퍼스의 소식도 접할 수 있게 해줘 학교신문의 역할을 적절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지는 2면의 상주캠 발전방안, 공청회 관련 소식도 앞서 말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꼭 필요한 기사라고 생각한다.총학 공약 점검 기사는 6, 7면 두 면을 할애했고 여러 그래프와 색을 사용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임기 중반을 지나고 있는 현 ‘가람’ 총학생회에 대해 중간점검을 하고 있다. 특히 설문조사를 통해 재학생들의 의견을 담아서 교내 학우들의 의견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재학생 설문조사 결과 정리, 총학의 미 이행 공약 정리, 회장 인터뷰에 그치고 이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보이지 않아 ‘견제, 비판의 기능이 부족하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들었다.기자가 만난 사람, Go Global KNU에서는 교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활동을 취재하여 학교의 활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