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우리나라 포털에 10월 달력을 찾아보면 이날은 ‘아무날도’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날을 ‘할로윈’으로 알고 있다. 이날 사람들은 평소에는 결코 입지 않을 캐릭터 의상을 입거나, 얼굴에 상처를 그린다. 지난 2일 본교 생활과학대학 제26대 ‘번영’ 학생회와 IT대 제9대 ‘MUST IT’ 학생회는 ‘생과대xIT대 할로윈 축제’를 진행했다. 축제에서 학생들은 귀신, 스님, 조커 등 다양한 분장을 하고 축제 현장을 누볐다. 그날 밤 유난히 잠들기 싫어했던 학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울러 할로윈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도 곁들였다● 공포에서 시작된 할로윈 기원전 7세기경까지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는 켈트족이 씨족사회를 구성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인간은 사망 이후 귀신(Ananon)으로서 새 삶을 시작한다고 믿었다. 귀신들은 평소에는 인간사에 개입하지 않고 공존하지만, 인간에게 무시당하거나 영역을 침범당하면 모습을 드러내어 응징한다. 켈트족은 추수가 끝난 10월 31일에는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장막 두께가 가장 얇아진다고 여겼다. 그리고 장막을 뚫고 나온 악귀들이 인간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하고, 이들을 달래기 위한 여러 가지
은정은 택시운전사 만섭의 열한 살 난 딸이다. 부인이 죽은 후로 빚을 갚고 사글세를 내느라 가난에 시달리는 삶 속에서, 만섭은 누구보다도 염세적이고 ‘뻔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런 만섭이 우연한 기회에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가며 상황은 반전된다. 위험천만한 상황의 광주를 겨우 빠져나와 순천으로 도망쳤지만, 남겨두고 온 사람들 탓에 만섭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은정은 사람보다 돈이 먼저였던, 이기적이고 거만했던 만섭이 ‘타인’에게 공감을 하게끔 하는 유일한 매개체다. 은정의 또래 아이들을 보며 광주의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교감한 만섭은, 결국 은정과의 소풍 약속까지 취소하며 흐느끼듯 말하고서는 광주로 되돌아간다.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
주인공 니나 세이어스의 어머니인 에리카는 성공하지 못한 발레리나로, 니나를 임신하면서 발레를 접었다. 에리카는 발레에 재능을 보이는 니나에게 집착하고, 니나를 자신의 꿈을 이뤄줄 대리자로 여기면서 자신의 삶을 바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니나를 아이처럼 다루면서 옭아매며 갈등한다. 이로 인해 니나는 몸만 성장한 유아 같은 모습을 보이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에리카는 자식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부모의 전형적인 모습과, 이로 인해 나타나는 비극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는 인물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압박을 부모님이 대신 느끼고 계실 무렵,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시선이 마주친 아이와 절친한 친구가 됐다. 나는 문과, 그 친구는 이과였지만 우리는 도서관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긴다는 공통점으로 하나가 됐다. 고등학교 2, 3학년의 기억은 그 친구와 서로 흥미를 가진 노래, 책, 드라마 등 각종 취미를 공유하는 것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 순간들은 항상 즐거웠고, 불과 3년 전이지만 친구와 만나는 날에는 그 시절의 즐거움을 회상하곤 한다. 나는 모든 수시원서를 ‘문헌정보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사용했다. 반면 장래희망이 없다던 그 친구는, 결국 자신의 원서를 모두 부모님 손에 맡겼다. 그는 학업성적이 우수해 서울대에 합격했지만 “부모님이 의대에 진학하래”라는 말을 남기고 재수에 돌입했다. 다행히 올해는 그도 의예과에서 대학생활을 하게 됐다. 그러나 지금도 주말이면 그를 따라 의대진학을 희망하는 동생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다. 부모님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1년간 노력했던 그는, 이제는 자신의 시간을 동생이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사용하고 있다. 몇 년간 그를 지켜보면서 계속 궁금했다. 중국어 노래를 잘 부르고, 소설을 쓰거나 그림 그리면서
얼마 전 JYP엔터테인먼트와 Mnet이 ‘슈퍼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뉴스를 봤다. 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원자들 중 심사를 통해 선발된 사람을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101’ 등 우승자를 가요계에 데뷔시켜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등장한 이후, 이제는 블록체인 서바이벌, 스타트업 서바이벌에 이어 인턴 서바이벌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무한경쟁에 지쳐가면서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사회의 모습은 기이함 그 자체다. 그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때는 바로 프로듀스 101이 등장했을 때다. 이전에도 슈퍼스타K나 쇼미더머니가 흥행에 성공한 전례를 남겼지만, 프로듀스 101만큼 사람들을 서바이벌에 ‘미치게’ 한 사례는 드물었다. 수도권 지하철역은 온통 ‘내 연습생을 뽑아달라’는 광고로 도배가 됐고, 지역 대중교통에서도 심심치 않게 “우리 지역의 딸·아들인 연습생 김**을 뽑아주세요!” 하는 광고를 볼 수 있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시청자들에게 ‘국민 프로듀서님,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자 정말 PD라도 된 양 “내 표는 정말 열정 가득하고 최선을 다하는 연습
지난 4월 13일 일본에서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 22기 <제로의 집행인>이 개봉했다. 제로의 집행인은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인물 중 ‘아무로 토오루’를 주요 인물로 내세워 테러와 공안 경찰에 대해 다뤘는데, 개봉 3일 만에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개봉 3주 차에는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따돌리고 1위를 유지했고, 개봉 후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역대 일본 영화 흥행 순위 27위에 올랐다. 10월 28일 기준, 영화 수익은 총 9,004,878,800엔으로 90억 엔을 넘겼다. 이에 아무로 토오루는 ‘100억 엔의 남자’라고 불리면서 영화 개봉 이후 6개월이 넘도록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로 토오루는 명탐정 코난 속 검은 조직에 잠입한 공안 경찰이다. 그는 ‘트리플 페이스(Triple-face)’로, ▲사립 탐정이자 카페 아르바이트생(아무로 토오루) ▲검은 조직의 조직원(버본) ▲공안 경찰(후루야 레이-본명)이라는 세 개의 이름·성격·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입체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제로의 집행인>에서는 그의 진짜 모습인 공안 경찰 후루야 레이의 매력이 두드
지난밤에 한 후배가 자기가 쓴 소설을 ‘검열해’ 달라며 글을 보내왔다. 가난한 가정에서 아버지에게 학대받는 누나의 모습을 남동생 시점으로 묘사한 소설이었다. “이런 것까지 봐줘야 해?” 농담처럼 물으니 “저는 남자라 잘 모르니까요”라며 겸연쩍게 웃던 후배에게 나는 쉽사리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할 수 없었다. 여성주의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며 잘못된 여성 이미지를 소비하는 창작물과 창작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작(秀作)이란 평가를 받았던 일부 작품 또한 연달아 재평가가 이루어지며 한국문단은 개혁의 열병을 앓고 있다. 이런 재평가의 대상으로 SNS와 여성주의 문학 비평에서 많은 논란이 된 대표적인 소설 중에는 김훈 작가의 「언니의 폐경」이 있다. 여성 화자를 앞세워 생리에 관한 묘사를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 독자는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다. 생리는 뜨겁지도 않을뿐더러 아무리 좁은 공간인들 혼자서도 충분히 생리 패드를 찰 수 있다. 독자들이 「언니의 폐경」을 읽으면서 느끼는 불쾌함은 여기서 시작된다. 그저 한 남성작가가 상상력만으로 그려낸 소설 속 상황이 ‘생리’라고 하는 여성 일상에 인식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당신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 이 질문을 받으면 사람마다 그 답이 참 다양할 것이다. 관심사가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제각각이니까. 내가 이 질문을 받는다면 서슴없이 답한다. “세종대왕”. 왜 세종대왕이냐고? 나는 다시 답한다. “대왕께 여쭙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훈민정음 만드실 때, 하늘 땅 사람(삼재)의 이치를 초성자 중성자 종성자와 결합한 착상을 어떻게 하셨는지? 음성기관의 움직임을 본떠 글자꼴을 만든 방법은 어떻게 창안해 내셨는지? 모음을 발음할 때 혀가 움츠러들고, 입술이 오물어지는 모습을 어떻게 밝혀냈는지? 최만리 등 여러 신하들이 결사코 반대한 일을 기어이 해낸 목적은 무엇인지? 여쭙고 싶은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걱정스럽다. 21세기 현대 한국인으로 사는 내가 1440년대로 돌아가서 세종대왕을 만나면 우리말로 서로 대화할 수 있을까? 의사소통이 가능하기는 할까? 이런 염려의 마음이 없잖아 있다. 세종의 지시로 편찬한 책 『석보상절』에 나온 대화문을 보면 이런 걱정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현대 한국인은 다음 문장의 뜻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문장부호와 띄어쓰기는 필자가 함) 그 지븨셔 차반 ??쏘리 워즈런
언론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국내 가정폭력 검거 건수가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 8천여 건이 검거됐으나, 2016년에는 4만 5천여 건이 검거된 것이다. 서울연구원에서는 서울시 여성긴급전화 상담 건수가 2010년 1만여 건에서 2017년 1만 8천여 건까지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치의 증가는 그동안 감춰지고 숨겨져 온 가정폭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한 가운데 최근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이혼한 전 남편이 전 부인을 살해한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매년 가정폭력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정에서의 문제가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로 번져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가정폭력은 여느 중범죄 못지않게 개인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목숨까지도 위협하며, 나아가 사회를 멍들게 하는 무서운 범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우리 사회는 ‘가정에서의 일’이라는 이유로 가정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정폭력으로 인한 중상해, 살인사건 등이 매스컴에 자주 노출되기 시작했고, 사회가 가정폭력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여론도 강해
40도를 웃도는 더위 아래, 공항에서 태양을 피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구교정 (공대 기계 11)